성경에 나타난 아론 및 아론 자손과 다른 제사장 집단과의 관계 연구
성경 속에 나타난 아론 및 아론 자손과 모세, 사독 자손, 레위 자손 등의 다른 인물들과 제사장 집단들과의 관계가 변화되고 있음을 연구하고 정리하였습니다. 앵커 바이블에서는 왕정 시대와는 달리 포로기 이후의 자료에서는 아론계 제사장들이 더욱 우위를 점한다고 설명합니다.
성경에 나타난 아론 및 아론 자손과 다른 제사장 집단과의 관계 연구
서론
성경, 특히 히브리 성경에서 아론과 그의 후손인 아론 자손들은 다른 주요 인물 및 제사장 그룹들과 복잡하고 역동적인 관계를 맺어 왔습니다. 이 관계의 핵심에는 모세와의 관계, 그리고 주요 제사장 가문인 사독 자손 및 레위 자손과의 관계가 있습니다. 성경 기록, 특히 후기 자료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이들 가룹 간에는 제사장직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과 갈등이 있었습니다. 또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아론계의 우선권이 점차 강조되는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특히, 아론 및 아론 자손의 지위가 초기에는 미미하거나 부정적이었으나 포로기 이후 시대에 점차 부각되고 우위를 점하게 되는 과정을 살펴 보고자 합니다.
본론
1. 모세와의 관계 변화
모세와 아론의 긴밀한 관계는 오경의 후기 자료(제사장계 자료, P)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세와 아론"이라는 표현이 빈번하게 사용되지만, 많은 경우 아론의 존재는 미미하였기 때문에, "아론"이라는 이름은 후대에 삽입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모세와 아론 사이의 관계에서는 명백히 모세가 주도적인 역할을 합니다. 하나님은 주로 모세에게 말씀하시고 모세가 아론에게 전달하거나, 두 사람에게 동시에 말씀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아론에게 직접 말씀하시는 경우는 매우 드물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출애굽기의 열 가지 재앙 이야기에서도, 초기에는 아론의 역할(지팡이 사용 등)이 강조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모세가 전면에 나서며 아론의 역할은 축소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초기 자료(야훼계 자료, J)보다 후기 자료(P)에서 아론의 역할이 더 강조되는 경향과 일치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러 가지 이유들로 하나님께 불평하던 사건에서도 초기 기록(출 17장, 민 12장)에서는 아론이 배제되거나 모세에게 반역하는 부정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후기 기록(민 14장, 16장)에서는 모세와 긍정적인 관계로 연결이 되는 모습으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포로기 이후 제사장 아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모세와의 관계 역시 재정립되었음을 보여줍니다.
2. 사독 자손과의 관계 변화
왕정 시대 동안에는 사독과 그의 후손인 사독 자손들이 제사장직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론이나 아론 자손에 대한 언급은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다윗 말기 왕위 계승 갈등에서 솔로몬은 사독을 성전 제사장으로 임명하고 경쟁자였던 아비아달(레위 또는 아론 계열로 추정)을 축출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에스겔서 역시 사독 자손과 레위인들을 제사장으로 언급할 뿐, 아론 자손은 전혀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포로기 이후의 기록인 역대기에서는 관점이 변화합니다. 역대기 저자는 사독을 아론의 아들 엘르아살의 후손으로, 경쟁자였던 아비아달 역시 아론의 다른 아들 이다말의 후손으로 제시함으로써 모든 정통 제사장을 아론의 후손으로 통합하고 있습니다(대상 24:3). 이를 통해 이전 시대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사독 가문마저 아론의 가계 아래 두어 아론계의 우선권을 확립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3. 레위 자손과의 관계 변화 및 아론계의 우위 확립
아론 자손과 레위 자손의 관계는 더욱 복잡하고 때로는 적대적이었지만, 역시 시대에 따라 변화를 보입니다. 출애굽기 32장의 금송아지 사건에서 아론은 우상 숭배에 연루되지만, 레위 자손들은 모세의 편에 서서 우상 숭배자들을 처벌하고 그 결과 제사장으로 "안수"(위임)받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을 통하여 레위인들의 급부상이 아론과 그 추종자들과는 대척점에 위치해 있음을 알려 줍니다.
열왕기상 12장에서 여로보암이 북이스라엘에 금송아지 제단을 세우고 제사장을 임명할 때 레위인들을 배제한 사건 역시, 여로보암의 행위를 아론의 금송아지 사건과 연결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단, 후대의 역대기 관점에서는 아론 자손도 배제된 것으로 기록). 이 초기 자료들에서는 아론이 부적절한 제의와 연관되고 레위인들은 이에 반대하거나 참여하지 않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그러나 민수기 16장의 고라 반역 사건에서는 지금까지의 상황이 역전됩니다. 레위의 후손인 고라가 모세와 아론에게 반역하고, 하나님은 아론과 그 아들들(아론 자손)을 제사장으로 명확히 구분하셨습니다. 그리고 고라와 그 추종자들을 엄중하게 심판하십니다. 이러한 모습은 포로기 이후 제사장계(P) 및 역대기 저자의 관점을 반영하는 것이며 아론계의 우위를 보여줍니다.
민수기의 인구 조사와 레위인의 성별 과정(민 1:47, 3:5-10, 8:5-26)에서도 레위인들은 아론 앞에서 섬기고 봉사하며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돕기 위해 주어진 존재로 규정되고 있습니다. 즉, 아론 자손은 제사장, 레위인은 그들을 돕는 부차적인 직무자로 명확히 구별됩니다.
민수기 17장의 아론의 싹 난 지팡이 이야기는 아론계를 하나님께서 특별히 선택하시고 우선권을 주셨다는 사실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열두 지파의 지팡이 중 레위 지파를 대표하는 지팡이에 아론의 이름을 쓰게 하시고, 이 지팡이에만 싹을 나게 하심으로써, 하나님께서는 아론이 하나님께 선택받은 제사장임을 확증해 주셨습니다. 민수기 18장에서는 이러한 아론 자손의 제사장직 우선권과 레위인의 보조적 역할(섬김, 지킴, 봉사)이 다시 한번 강조되며, 레위인들은 제단에 가까이 나아가지 못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후기 자료들은 분명하게 아론 자손이 우위에 있고, 레위인들은 아론 계열에게 종속된 지위에 있었음을 보여 줍니다.
결론
성경에 나타난 아론 및 아론 자손과 레위인들과의 관계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복잡한 양상을 띱니다. 초기 및 왕정 시대의 기록들에서는 아론과 아론 자손의 역할이 미미하거나 때로는 부정적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사독 자손이나 레위 자손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포로기 이후 시대의 기록들, 특히 제사장계(P) 자료와 역대기에서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인 아론 자손이 대제사장직의 정통성을 확보하고, 다른 제사장 그룹들(사독 자손, 레위 자손)보다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아론의 가계를 모세와 레위까지 소급하는 계보적 연결과, 하나님께서 아론을 특별히 선택하셨음을 강조하는 내러티브들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다른 레위인 제사장 그룹들은 아론 자손을 섬기는 역할로 재정의 되었습니다. 이러한 차이점들은, 성경 기록 형성 과정에서 특정 시대의 신학적, 정치적 상황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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