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나타난 아론의 이미지에 대한 고찰

성경 속에 나타난 대제사장 아론에 대한 이미지는 두 가지입니다. 한쪽은 부정적이거나 중립적인 이미지이며, 또 다른 한쪽은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이 두 가지의 상반된 이미지는 포로기를 기준으로 나누어집니다. 앵커바이블을 참조하여 아론의 이미지에 대해 정리하였습니다.

성경에 나타난 아론의 이미지에 대한 고찰

• 첫 번째 대제사장 아론에 대한 소개

• 성경에 나타난 아론 및 아론 자손과 다른 제사장 집단과의 관계 연구

성경의 여러 본문에 나타난 아론은 상반된 이미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론은 시내산 아래에서 금송아지를 제작하는 일에 관여하였습니다. 또, 미리암과 함께 모세에게 대항하는 부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다른 한 편으로는 하나님께서 제사장으로 선택하신 인물로, 거룩한 직무를 수행하는 긍정적인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출 28-29장, 레 8-9장). 흥미로운 것은, 열왕기서나 에스겔서처럼 제사장직에 관심이 많은 본문들에서 아론이나 아론 자손에 대한 언급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아론 이미지의 복잡성에 대해, 벨하우젠(Wellhausen)과 케넷(Kennett) 이래로 학계는 긍정적인 아론에 관한 묘사는 포로기 이후 시기에, 부정적이거나 중립적인 묘사는 포로기 이전 시기에 형성되었다는 가설을 제시해 왔습니다. 이러한 입장은 아론이 언급된 본문들(총 346회 중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에 296회 집중)의 연대 추정을 통해 뒷받침 됩니다.

특히, 연대가 비교적 명확한 포로기 이후의 역대기서에서 아론은 모세의 형제이자 성전에서 희생 제사, 예물, 속죄 직무를 수행하며 향을 피우고 축복하는 중요한 제사장적 인물로 강조가 됩니다(대상 5:29, 6:34, 23:13, 24:19; 대하 26:16-21). 또한 P 문서(제사장 자료)로 분류되는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의 상당 부분(출 32장 제외) 역시 아론과 그의 자손들이 유일하게 합법적인 제사장으로서 성막 봉사, 제의 집전, 거룩한 삶의 규례를 지켜야 함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아론 계보의 독점적인 제사장직을 확립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출 27-30장, 레위기 전체, 민 1-4장, 16장). 비록 P 문서의 정확한 연대에 대한 만장일치는 없지만, 대체로 제2성전 시기의 관점을 반영한다는 폭넓은 합의는, 역대기서와 일관된 긍정적 아론 이미지가 포로기 이후의 산물임을 시사합니다.

반면, 포로기 이전 자료로 간주되는 신명기(신 9:15-16, 32:50)에서는 아론이 금송아지 사건으로 인해 하나님의 진노를 사게 되어 멸망 직전에 이르렀거나(모세의 중보로 구원 받음) 단순한 모세의 형제로만 언급이 될 뿐, 제사장으로서의 역할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출애굽기 32장의 금송아지 사건 묘사 또한 아론의 책임과 죄를 명확하게 보여 주는 본문이며, 민수기 12장에서 모세의 권위에 도전하는 모습도 부정적입니다. 이처럼 포로기 이전으로 추정되는 본문들(미 6:4 포함)과 제사장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신명기 사가나 에스겔서에서의 아론에 대한 희소하거나 부정적인 언급은, 아론과 아론 자손의 제사장적 특별함이 주로 포로기 이후, 대제사장직의 위상이 강화되던 시대적 배경 속에서 정립되었음을 강력하게 시사합니다.

결론적으로, 성경에 나타난 아론 이미지는 사료 비평적 관점에서 볼 때, 역사적 발전 과정을 거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론의 부정적이거나 중립적인 모습은 주로 포로기 이전 자료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독립적이고 긍정적인 제사장으로서의 확립된 위상은 포로기 이후의 P 자료와 역대기서 등을 통하여 강조된 결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